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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도로 '걷기가 무섭다', 2009년 보행자 교통사고로 가주 4092명·LA 214명 사망

LA한인타운에 거주하는 유경희(28)씨는 횡단보도를 건널 때도 불안하다. 갑자기 튀어나오는 차들 때문이다. 며칠 전에는 7가와 후버 인근 교차로 횡단보도에서 차에 치일 뻔했다. 유씨는 "떼를 지어 한꺼번에 건너면 그나마 괜찮다. 혼자 걸어갈 땐 빨간불에 우회전하는 차들이 휙휙 지나가 아찔하다"며 "파란불에도 횡단보도를 마음 편히 건넌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횡단보도가 없는 곳은 더 불안하다. 에이미 황(33)씨는 "집 앞에 4 Way-Stop 교차로가 있는데 걷고 있어도 차들이 속도를 낸다"며 "가끔은 빨리 걸어가라고 일부러 손짓을 하거나 엑셀을 밟는 운전자들도 있다"고 불안함을 전했다. '걷기가 무섭다'는 보행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가주의 보행자 사고발생률이 전국 최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속도로안전관리국(NHTSA)에 따르면 가주에서 2009년 한 해 동안 5만9000여 건의 보행자-차량 사고가 발생했으며 4092명의 보행자가 사망했다. LA카운티에서만 214명이 사망 4985명이 크게 다쳤다. NHTSA는 "가주는 뉴욕과 플로리다 텍사스와 함께 '보행자가 가장 살기 힘든 주(Deadliest states for pedestrians)'"라며 "전국 보행자-차량 사고의 42%가 이 4개 주에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70대 이상 노인일 경우 보행자-차량 사고로 사망하는 수치가 70대 미만 보다 61%나 높게 나타났다. 강명자(73)씨는 "내가 걸음도 느리고 작아서 (운전자가) 나를 못보고 칠까봐 항상 두렵다"며 "파란불만 되면 정신없이 걷는다. 빨리 걷지 않으면 중간에 빨간불로 바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LA교통국(LADOT)은 "7년간의 자료 분석 결과 보행자 사고는 교차로 횡단보도에서 보다 신호등 없이 도로 가운데에 설치된 횡단보도(mid-block)에서 더 자주 발생한다. 사망자가 발생하는 경우 피해자는 64% 이상 노인이다"라며 "운전자 보행자 모두 자신의 안전을 위해 주위를 살피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휴대폰 등을 사용하면서 길을 건너는 보행자들 때문에 오히려 더 불안하다는 운전자들도 있다. 토런스에 사는 강윤석씨는 "MP3나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딴 짓 하는 보행자들이 많다. 차가 오는지 안 오는지도 살피지 않는 경우도 있어 사고날까 불안하다"며 "달리는 차 앞에 갑자기 뛰어나오는 사람들을 볼 때면 겁도 나고 화도 난다"라고 말했다. 구혜영 기자

2011-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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